이미지 크게보기긴장 고조 16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문호남 기자

■ 헌재 ‘尹 탄핵심판’ 첫 재판관 회의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
일정·주요 쟁점 정리할 듯

무작위 배당으로 주심 선정
내년 4월18일전 결론 전망

“尹이 정치인 체포 지시했다”
진술 진위여부 등 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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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처리를 위한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 대다수 재판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면서 말을 아꼈지만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하겠다”며 헌정 사상 3번째 탄핵심판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헌재는 탄핵심판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첫 공식 절차로 이날 오전 10시 재판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주심재판관 한 명과 변론준비절차 등을 진행할 수명재판관 2명을 결정하고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 구성, 사건처리 일정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사건번호는 ‘2024헌나8’로 부여됐고, 사건명은 ‘대통령(윤석열) 탄핵’이다. 이번 사건은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 곧바로 회부됐고, 이날 ‘무작위 전자배당’으로 결정된 주심재판관이 공개될 예정이다. 헌재는 곧 윤 대통령에게 답변서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도 발송한다. 이후 본격 심리에 착수하면 당사자인 윤 대통령과 관계자 증인신문, 사실조회 및 문서제출명령 등이 가능하다. 헌재법에 따라 헌재는 사건 접수 후 최대 180일 이내에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문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4월 18일 이전 선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비상계엄 선포 등 윤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헌재는 비상계엄 조치가 헌법을 위반한 것인지, 사법심사 대상이 아닌 대통령의 통치행위로 볼 수 있는지,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질서 유지’를 내세웠지만, 수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오는 만큼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헌재법 제51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같은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일 윤 대통령이 내란죄 등 혐의로 수사 후 기소되면 탄핵심판이 정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헌재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정은 아니어서 사안의 중대성·시급성 등을 고려해 심판 정지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다.

현재 헌재 재판관 9명 중 3명이 공석인 ‘6인 체제’인 점이 이번 탄핵심판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헌재법상 사건 심리를 위해 재판관 7명 이상이 필요하지만 헌재는 지난 10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재판관 6명으로도 심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6명으로 탄핵을 결정하는 것이 부담인 데다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본격 심리는 9인 체제가 완성된 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 국민의힘은 판사 출신 조한창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를 각각 재판관 후보로 추천했다. 현재 재판관 6명은 중도·보수 4명 대 진보 2명 구도로 평가되는데 3명이 채워지면 중도·보수 5명 대 진보 4명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