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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징용 해법’ 외교 전문가 평가

“결과만 보면 미흡할 수도
日 전향적 태도 여부가 변수”

외교 분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안에 대해 “결과만 놓고 보면 미흡할 수 있지만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해법이 경제·안보 등에서 한·일 협력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본의 과거사 등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 여부가 향후 흐름에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6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너무 오래 질질 끌고 가지 않겠다는 정치적 결단이었다고 본다”며 “한·일 관계를 정상적 형태로 복원하기 위해선 우선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견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실상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쥔다는 의미도 있다”며 “한국이 한·일 관계를 주도적으로 먼저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줬기 때문에 일본도 환영하는 한편으로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해법에 대해 “한·일 교류·협력이 다방면에 걸쳐 동시에 진행되는 기틀을 닦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한·일 안보 협력에서도 ‘제대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줘 상호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 입장에선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리더십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리더십의 굳건한 의지가 한·일관계를 개선으로 이끄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진 센터장은 “한국 입장에서는 국내적으로 강제징용 피해자 대책에 대해 전반적·총체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했고, 일본을 향해선 “이제 강제징용 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이번 해법에도 한·일 관계에 여전히 숙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국제관계와 역사대화연구소장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조치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가 끝났다고 단정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강제징용 등에 대한 인식 차를 줄여나가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연·김유진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