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일단은… 이재명, 민생현장 방문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찬성 139표 대 반대 138표(기권 9표·무효 11표)’로 구속위기를 넘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당 내부의 ‘사퇴론’ 속에서도 예정된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 점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31+α 이탈’ 후폭풍

비명계 “당 미래위한 양심투표”… 친명계 “당권 노린 기획투표”
이재명, 오늘 고위전략회의서 수습책 모색… 당안팎선 ‘거취’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내부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28일 오후 이 대표는 비공개 고위전략회의를 주재해 당 전열 정비를 위한 논의에 들어가지만 ‘이 대표 체제로 가면 총선은 필패’라는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이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비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의 갈등이 노골화되면서 민주당의 내홍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마련한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 현장을 방문해 근로환경 개선 등 정책 과제를 언급하며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본회의 직후 당 지도부와 함께 만찬을 갖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 오후 4시 고위전략회의를 갖고 표결 결과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로 해 어떤 수습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자축’하면서도 당의 단일대오를 재정비하는 진화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 수사에 대한 헌법의 정신과 규정을 지킨 당연한 결과였다”면서도 “다만, 우리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대오를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표결 결과를 두고 비명계는 “대표직에서 사퇴하라는 경고”라며 거취 결단을 촉구하고 있고, 친명계는 “당권 장악을 위한 ‘기획투표’”라며 융단폭격에 나서면서 단일대오에 균열이 일고 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번 표결 결과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다. 사실 그 물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는가”라며 “당을 우려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나 생각들, 그런 분위기가 상당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유감 표명이나 거취와 관련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가 쉽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은지·김대영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