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석방되는 유동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뇌물 수수와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일 새벽 구속시간 만료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대장동 의혹’ 수사 급물살

‘대선자금 8억’ 영장에 명시
정진상 등 측근 조사 나설듯
이재명 인지여부 규명 주목

경기지사 선거 등 다른 시점
추가 자금 유입 단서도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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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하면서 지난 20대 대선 기간 김 부원장을 ‘연결 고리’로 수천억 원 규모의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의 수익 일부가 이 대표에게 흘러갔다고 1차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부원장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한 현금 8억 원의 성격을 ‘대선 자금’이라고 분명하게 못 박아 향후 이 대표와 또 다른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결국은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 행위를 이 대표가 인지하거나 개입했는지를 밝히는 게 종착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공모 관계자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전 성남도공 전략사업실장 등을 특정했다. 또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서울 서초구에 있는 남 변호사의 엔에스제이홀딩스 사무실과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지하 주차장, 유 전 본부장이 설립한 유원홀딩스 사무실 등에서 수 회에 걸쳐 현금 전달이 이뤄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도 기재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와 그의 지시를 받은 사무실 직원 이모 씨로부터 출발해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을 거쳐 최종적으로 김 부원장에게 흘러간 현금의 흐름도 파악했다.

검찰이 김 부원장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돈의 용처를 밝히기 위해서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이 대표의 대통령 경선캠프 총괄부본부장과 같은 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자의 돈이 대선 자금에 쓰였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대선뿐만 아니라 2014년과 2017년 김 부원장에게 돈이 흘러갔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같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최소 8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통해 기간과 금액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실제로 이 대표 측에 돈이 건네졌다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과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민주당의 압수수색 방해 행위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큰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피의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정치보복’ ‘국감훼방’으로 호도하는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영장의 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것은 법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로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