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일정 취소하고 국회서 회의
정의당 “방탄위해 국감 팽개쳐”

더불어민주당이 당사 압수수색을 물리적으로 저지하자 국민의힘은 20일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법 집행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충청 지역을 찾을 예정이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관련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열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검찰의 법 집행을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정당한 법 집행을 가로막는 민주당의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특히 “검찰이 벌이고 있는 정당한 법 집행은 문재인 정권 초기 전방위적·조직적으로 살벌하게 자행했던 적폐청산과 결이 다르다”며 “전대미문의 토지개발 사기 사건으로 선량한 국민이 피해를 본 바로 그 사건과 대선자금 흐름에 대해 추적하는 것을 수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민주당은 치외법권도 아니고 성역도 될 수 없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정당한 법 집행에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청와대도, 국회의원 사무실도, 국회도, 정당도 예외 지대가 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9일 민주당이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국정감사 전면 중단을 선언하자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정의당 의원까지 나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을 위해 국감까지 팽개치느냐’며 항의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국감 재개가 불투명하자 여당은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할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감은 정부에 대해 국회가 가진 권능”이라며 “본회의 의결사항이기 때문에 날짜를 다시 바꿔서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국감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 우리만 회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날 일단 국감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파행 사태는 피했지만, 민주당의 수사 협조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압수수색 저지는 공무집행 방해 행위이며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당 대표 측근이 긴급 체포되고 당 대표 측근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게 됐다고 국감이라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