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유동규 ‘입’ 주목 지난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1심 공판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유씨 석방후 첫 공판 열려
이재명 관련 발언 여부 주목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선거 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한 지 하루 만인 21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함께 재판을 받는 남욱 변호사 또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재판 기류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장동 재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이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58차 공판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법원에 출석했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불구속 상태인 유 전 본부장은 검은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로 법정에 섰다. 앞서 검찰은 구속 연장을 위해 유 전 본부장이 추가 기소된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재판과 대장동 재판의 병합을 요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유 전 본부장은 수감 1년여 만인 지난 20일 0시 석방됐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재판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이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자금 관련 진술을 시작한 만큼 민간 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진술을 시작한 이상, 자신의 양형을 낮추기 위해 지금껏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함구했던 내용을 추가로 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정에서는 김 부원장 체포를 의식한 듯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이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 겸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에게 “새로운 수사 사실에 대해 묻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면서 지난 7일 진행된 공판 이후 검찰의 추가 수사 여부를 물었다. 이에 정 회계사는 “지난 14일, 17일 두 차례 조사가 있었다”면서 “대장동 공소사실 관련 조사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과 더불어 남 변호사, 정 회계사도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해서 추가 기소된 상태다. 첫 재판은 오는 12월 7일 열린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