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적극적…좋은 소식 기대”
상봉 정례화 실현될지 주목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설치)는 물론이고 수시 상봉과 전수조사를 통한 생사 확인, 화상 상봉 등을 통해 (이산가족이) 한 분이라도 더 늦기 전에 생사를 알고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임 실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실장은 “북측도 적극적 의사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상투적인 회담보다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도 합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0년 이후 남북 이산가족 간 총 20차례 대면 상봉과 7차례 화상 상봉이 이뤄졌지만, 상봉의 정례화와 규모 확대 등은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다. 우리 정부는 상봉 정례화와 규모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북측은 비용 부담과 체제 안전 위협 등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산가족 상봉은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거나 남북 관계가 순탄치 못하면 몇 년씩 중단되는 등 정치적 바람을 민감하게 탔다. 실제 지난달 20∼26일 1, 2차로 나뉘어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지만,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마지막으로 행사가 열린 이후 2년 10개월 만이었다. 지난 행사 때는 남측 이산가족 523명(동반가족 포함, 1차 197명·2차 326명)이 북측 가족을 만났다. 이처럼 상봉 규모는 턱없이 작아 규모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수는 13만2124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사망자(7만5234명)보다 적은 5만6890명이다. 생존자 가운데 연간 100명이 대면 상봉을 한다고 가정해도 약 569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군다나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