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철수 시기·방법도 담길듯
‘킬체인 무력화’ 이어질까 우려

남북은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적 대결 종식을 위한 긴장 완화 내용을 담은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한 협의는 판문점 선언의 매우 중요한 내용이고, 양 군사 당국 간 매우 많은 논의를 해왔고, 며칠 전에는 17시간 마라톤 회의도 했다”며 “구체적 성과를 위해 몇 가지 조항이 남아 있지만, 실제 무력 충돌 위험성을 제거하고 전쟁 위험을 없애는 것이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합의서 주요 내용으로는 비행금지구역을 현재의 군사분계선(MDL) 남북 8㎞ 이내 지역에서 10∼20㎞로 확대하고,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는 것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 평화수역 조성 여부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자칫 북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킬체인(Kill Chain) 무력화로 연결될 수 있어 수도권 방어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합의서에는 DMZ 내 감시초소(GP) 10여 개 시범철수를 시작으로 단계적 절차에 따른 철수 시기와 방법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10여 개는 MDL에서 1㎞ 내 근접거리 GP가 포함되며 향후 MDL 2㎞ 이내에 있는 GP(북측 약 160개, 한국 60개 등)로 확대되는 것이다. MDL 비행금지구역 확대 방안은 북한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다. 북한은 “MDL 양측 60㎞ 이내에서는 한·미 및 북측 정찰기 비행을, 40㎞ 내에선 전투기 등 군용기 비행을 중지하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측은 서해 NLL 평화수역 조성과 관련, 이 일대 함정 출입과 해상사격훈련을 금지하는 완충지대 설치방안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NLL을 인정하지 않고 NLL 이남으로 최대 15㎞ 내려와 있는 ‘서해 경비계선’을 해상경계선으로 설정할 것을 요구해 막판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번 합의서에는 또 1992년 2월 맺어진 ‘남북기본합의서’에 포함됐다가 이행하지 못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내용이 포함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당시 합의서에는 군사공동위의 역할을 △대규모 부대 이동과 군사연습의 통보·통제 △군 인사교류·정보교환 △대량파괴무기(WMD)와 공격 능력의 제거를 비롯한 단계적 군축실현·검증 등에 대한 협의·추진으로 명시돼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