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任실장 1문1답

“미국 입장 충분히 전달할 것
기업인 訪北 특별한 것 아냐”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부분에 굉장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처럼 기대감들이 있으나 매우 제한적이다”며 “이 부분은 실무적 차원에서 사실 논의할 수 없는 의제이고 논의해도 합의에 이를 수 없는 것이어서 두 정상 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냐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그런 내용이 합의문에 담길지, 합의문이 아니면 구두합의가 이뤄져 발표될지, 이 모든 부분이 저희로서는 블랭크(공백상태)이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첫날인 18일 오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최소 2차례 이상 회담을 포함해 수차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한 협의는 무슨 내용이고, 경협 관련 의제는 어떤 수준으로 준비하나.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한 협의는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이다. 최근 남북 간 17시간 마라톤 회의도 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했던 것이다. 몇 가지 조항이 남아 있지만 실제 무력 충돌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전쟁 위협을 해소하는 의미 있는 합의를 기대한다. 합의 진전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촉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협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합의를 할 생각이다.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에 연계돼 있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중재, 남북 간 긴장 완화의 순서로 의제를 소개했다. 이 의제 순서가 합의문에 반영될 순서를 의미하는 것인가. 이번에 미·북 간 중재안을 들고 가는 것인가.

“말씀드린 의제 순서가 합의문 순서라고 하기는 어렵다. 실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선에서는 여러 가지 논의를 했다. 중요한 부분이 정상 간 대화의 숙제로 남아 있다. 지금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말씀드린 순서가 합의문에 명시될 순서는 아니다. 비핵화 의제 역시 이미 많은 의제가 언론에 보도된 상황인데 이 역시 제가 어떤 이야기도 드리기 조심스럽다. 다만 두 정상 간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합의가 나올 수도 있고 공감대가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나눈 대화가 국제사회에, 우리 국민에게 어느 정도로 공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금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이유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이야기할 때 핵리스트 등 구체적인 비핵화 부분을 이야기하나.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할 때 김 위원장이 공항에 나오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수석협상가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게 사실이다.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북 사이의) 중재와 촉진에 우리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회담 직후 뉴욕 유엔 총회가 있다. 문 대통령이 그곳에 곧바로 가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양자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상당한 역할의 계기가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북쪽 특성상 최고지도자 일정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기대한다.”

―비핵화 리스트와 관련해 북측을 설득 중인가. 대기업 총수들이 방북단에 포함됐는데, 이들이 북측과 논의할 어젠다는 무엇인가.

“비핵화와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핵물질 리스트 신고와 검증을 받아들이라고 (김 위원장을) 설득할 예정인지 묻는 것 같은데,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의 고민과 생각을 잘 전달하고 솔직하게 의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을 대신 하겠다. 기업인들의 방북은 특별하지 않다. (세간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2000년, 2007년 회담 때도 대기업 총수가 여러 경제인과 방북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지 않는다. 어떤 구체적인 의제를 얘기할지는 섣부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다. 경제를 담당하는 (북측) 내각 부총리와 (기업인들 사이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 궁금하다.”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합의안이 준비돼 있나.

“이산가족의 고통을 더 늦기 전에 근원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건 문 대통령도 지속해서 강조했다. 금강산 상봉 때도 진전이 있었고, 상설 이산가족 면회소는 물론이고 좀 더 수시로 상봉하고 전수 조사를 통한 생사 확인, 화상 상봉 등 방법도 논의 중이다. 합의문에 다 담지 못해도 북측도 적극적인 의사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날과 둘째 날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아마 실질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형식으로 갈 것이다. 판문점에서 있었던 회담 정도로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다. 일반 회담처럼 확대, 단독 정상회담 등 상투적인 것보단 직접적, 실질적 회담을 기대한다.”

김영주·최준영 기자 everyw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