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경협 전방위 포석

ICT포함…4차산업 논의 가능성
靑“구체적 의제 논할 단계 아냐”

오는 18~20일 열리는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 경제협력 분위기 조성과 구체적 경협 사업도 상당 수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4대 그룹 총수 등 경제인 특별수행원들은 북측 경제를 관할하는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또 4차 산업혁명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북측이 남측의 관련 기업 총수들의 방북을 적극 요청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방북 첫날 경제인 수행원들은 북측의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와 면담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경협) 의제를 얘기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고 그럴 단계가 아니다.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 및 북한 경제 전문가 등에 따르면 남북 경협 사업은 평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와 북측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현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로 인해 남북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남북 경협 본격 착수’를 선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 경협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남측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경협 분위기 조성과 이에 따른 구체적 경협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번에 구성된 경제인 특별 수행원의 면면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의지가 읽힌다. 방북단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최고위 경영진이 포함된 데다, 대표적인 경협기업인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최정우 포스코 회장·오영식 코레일 사장·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등도 이번 방북에 동행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자율주행 자동차 등 국내 4차 산업 혁명 주도 기업인 4대 그룹과 함께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도 수행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4차 산업혁명 분야 협력도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외교통일안보 분야 이외의 정부 부처·청 수장 중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재현 산림청장이 문 대통령을 수행한다. 이는 ‘4·27 판문점 선언’에 적시된 철도·도로 협력, 평화수역 공동 어로뿐만 아니라 관광, 산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폭넓은 분야에 걸친 남북 경협 추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