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대책발표 불구 사고 재발
안전관리 구멍 찾아 보완하기로

해양수산부는 이번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사고와 관련,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지금까지 나온 낚시어선 안전관리 대책에 보완할 점이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4일 “사고가 난 ‘선창 1호’의 경우 안전조치를 모두 이행하고 출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도 “사망자가 13명이나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 정도가 크기 때문에 그동안 발표한 낚시어선 안전관리 대책들 가운데 허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완할 부분은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2015년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일어난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 사고를 계기로 승객의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낚시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낚시 인구가 늘면서 사고 및 불법행위는 계속 늘고 있다.

우리나라 낚시 인구는 7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는 절반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약 343만 명이다. 전년 대비 15.9%나 늘었다. 이용객이 늘면서 낚싯배 수도 2015년 4289척에서 지난해 4500척으로 증가했다.

해수부가 올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7건, 2014년 86건 수준이던 낚시어선 사고 건수는 2015년 206건, 2016년 208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이미 16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낚시어선끼리 경쟁이 붙으며 불법행위도 늘고 있다. 적발된 불법행위가 2015년에는 554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853건이나 됐다. 구명조끼 미착용 178건, 영업 구역 위반 115건, 입·출항 미신고 63건, 승선 정원 초과 40건 등이다.

이에 따라 급증하는 낚시 인구에 맞춰 낚시어선 안전관리도 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낚시어선들은 어두컴컴한 새벽에 출항해 오후 4~5시에 돌아오는 빡빡한 ‘당일치기’ 일정을 소화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어선은 금지 해역에 들어가거나 고기가 많은 ‘명당’을 선점하기 위해 조난 시 구조에 필요한 위치발신장치(V-Pass)까지 끈 채 먼바다로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낚시어선 대부분이 소형이다 보니 관련 규정도 엄격하지 않다. 어민들이 부업으로 낚싯배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10t 이하는 신고만 하면 낚싯배 영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은 어선들도 무리하게 낚시 영업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