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선 ‘비판 - 동정여론’ 엇갈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되자 친박(친박근혜) 단체 회원 등 지지자들은 오열했다. 하지만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남아있던 지지자들도 대부분 오전 중에 해산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달라진 처지를 실감케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100여 명은 구속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진 오전 3시쯤부터 서울구치소 앞으로 모여들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속반대” “탄핵반대”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서울구치소에 들어가자 지지자들은 연신 “박근혜”를 외쳤고,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기 중이던 친박계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도 이 모습을 지켜봤다. 반면 시민 10여 명은 ‘입소 축하’ 리본이 달린 장미꽃을 들고 서울구치소 앞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을 환영했다.

오전 9시 20분쯤이 되자 서울구치소 주변에 집결했던 지지자들도 대부분 철수하고 ‘자유통일 아이콘 박근혜’ 등의 현수막만 남았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앞도 한산했다.

대신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4월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국민저항본부 관계자는 “500만 태극기의 외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성명을 내고 “구속은 철저한 수사의 첫 단추일 뿐”이라며 “박근혜 범죄정권하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들 앞에서 박근혜의 모든 범죄행위들을 낱낱이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대구·경북) 주민 사이에서는 ‘사필귀정론’과 ‘동정론’이 엇갈렸다. 수성구에 사는 황재영(40) 씨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개인 비리를 저지르고도 고개를 숙이지 않은 모습에 비참함이 느껴졌다”며 “만인에 평등한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병억 경북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 이사장은 “구속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여론몰이에 박 전 대통령이 희생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효목·김기윤·김수민 기자 soarup624@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