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31일 전격 구속됨에 따라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가 ‘출장 방식’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청사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부터 구속만료 기한(최장 20일)인 다음 달 19일까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기간 중 검찰로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박 전 대통령을 압박해 13개 범죄 사실을 확정하고 공판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수사 협조를 끌어내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다. 원칙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을 검찰 청사로 소환해 조사해야 하지만, 경호와 보안 문제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검찰 청사로 부를 때마다 지난 21일 소환조사 당시 수준에 버금가는 경호 배치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게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경호는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중단됐으나, 구치소를 나올 때는 재개된다고 한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소환하려면 매번 청와대와 경호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검찰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문제 등을 이유로 검찰의 출석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전 대통령이 승산 없는 검찰 조사에 응하기보다는 향후 있을 공판에서 무죄를 입증하는 데 ‘올인’하려 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1995년 반란수괴·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아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에도 출석 거부 등을 이유로 검찰이 직접 구치소와 교도소를 찾아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