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준비 부족했던 것” 분석도
강부영 판사,서향희와 고대 동기

8시간 41분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가 이뤄졌지만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보다 짧은 약 8시간 동안 자료를 검토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판사가 영장심사 시간보다도 짧게 자료 검토를 마친 데는 박 전 대통령의 주장에 설득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31일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 시간이 역대 최장 시간으로 꼽히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넘어서면서 자료 검토 또한 늦어질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16일 이 부회장이 7시간 30분 동안 영장심사 시간을 포함해 영장 발부까지 19시간 6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해 박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까지 걸린 시간은 그보다 2시간 30분 정도 짧았다.

검찰 측이 제기한 혐의 내용 및 자료가 방대하고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하는 국면으로 영장심사가 진행돼 양측 주장을 종합해 결론을 내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이 부회장과 비교해 검토 시간은 더 짧게 끝났다. 영장전담판사를 거쳤던 한 변호사는 “판사마다 쟁점으로 두는 사안이 다르고 기록 검토 시간도 천차만별이라 이 부회장 사건과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검토 시간이 영장심사 시간보다 상대적으로 짧았다면 박 전 대통령 측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30일 오전 10시 20분쯤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들어와 영장심사 후 대기 장소인 서울중앙지검에 머물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9분쯤 서울구치소로 떠나며 서초동에서의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날 구속 결정을 내린 강 판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균형 감각을 갖춘 원칙론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와는 고려대 법대 93학번 동기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