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순실 태블릿 PC 첫 공개 뒤
안종범 수첩·정호성 녹취 파일
特檢 ‘뇌물죄 프레임’이 결정적
憲裁서 파면 뒤 영장청구 급물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되면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박영수 특별검사팀→2기 검찰 특수본’으로 이어진 국정 농단 사건 수사에서는 열 번의 주요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결정적 10대 변곡점’이 발생할 때마다 온 나라는 술렁였다.

지난해 10월 24일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의 국정운영 개입 의혹과 관련해 주요 물증인 태블릿 PC가 처음 공개됐다(①).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담겨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다음 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고, 검찰은 26일 미르·K스포츠재단, 최 씨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진상 규명여론이 빗발치자 검찰 내에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설치됐다(②). 초반 다소 소극적이던 검찰은 ‘촛불 민심’ ‘사안의 중대성’ 등을 바탕으로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그해 10월 31일 최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소환 조사하고 다음 달 3일 구속했다(③). 박 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두 번째 대국민 담화를 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11월 6일 국정농단 사건 의혹 규명의 ‘키맨’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8) 전 부속비서관을 구속했다(④).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사초(史草)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와의 통화 녹음도 수사에 결정적 증거로 쓰였다.

그해 11월 30일에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에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을 임명했다(⑤). 박 특검은 수사 착수 직후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정조준했다. 특검팀이 짠 ‘뇌물죄 프레임’이 박 전 대통령 구속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후 국회는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고, 헌법재판소에는 탄핵소추의결서가 접수됐다(⑥). 특검 수사는 빠르게 ‘정점’인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갔다. 특검은 올해 2월 17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⑦). 3월 10일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을 파면 결정했다(⑧). 2기 특수본은 21일 박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처음으로 대면 조사를 벌였다(⑨). 검찰은 2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31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⑩)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