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근로자를 위해 좋은일”
보호무역주의 정책 본격화
“무역관련 곧 추가 행정명령”

美언론들 “亞를 中에 넘긴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미국 근로자를 위해 좋은 일”이라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수차례 밝혔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TPP 탈퇴까지 이행하면서 세계 무역 질서에는 격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왔으며, 이 결정은 미국 노동자들에게 대단한 일(great thing)”이라면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자유무역협정으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 재균형’ 정책 차원에서 추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 자유무역협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캠페인에서 TPP를 “잠재적인 재앙”이라면서 탈퇴를 공약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NAFTA 재협상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TPP 탈퇴 행정명령에까지 서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주 내에 무역과 관련된 행정명령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예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주요 기업 CEO, 노조 관계자들과의 연쇄 면담에서 “기업들이 외국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제품에는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면서 보복관세 활용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TPP 탈퇴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불리한 결과를 낳을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CNN머니도 “TPP 탈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아시아를 중국에 넘기는 셈”이라면서 우려했다. 에드워드 앨던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NAFTA 재협상과 TPP 폐기 결정에 당황스럽다”면서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경고한 상황에서 TPP 탈퇴는 중국에 막대한 레버리지(지렛대)만 쥐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