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장쥔 경제과장 밝혀
트럼프 환율제재 예상엔 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다자간 무역협정 탈퇴 행보를 보이자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중국 외교부 장쥔(張軍) 경제사(司·과에 해당) 사장이 일부 외신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장 사장은 “만약 중국이 세계 경제의 리더로서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중국은 반드시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호무역주의는 자신을 어두운 방 안에 가두는 격”이라며 경제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를 자청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장 사장은 이어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리더로 나서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 갑자기 치고 나온 것이 아니라 선두주자가 갑자기 뒤로 빠지면서 중국을 앞으로 밀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를 책임져야 할 최대 경제 대국 미국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니 상황상 중국이 하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국무원은 시 주석의 다보스 포럼 기조 연설에 맞춰 외국인의 금융 분야에 대한 투자 제한 완화 등을 골자로 한 대외 개방 확대 및 적극적인 외자 이용을 내용으로 한 지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은행, 증권, 투자 관리, 선물, 보험, 회계 분야 등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 △상하이(上海)와 선전 거래소 내 외국 기업의 주식 공개 매매 허용 △외자 기업의 중국 내 회사채 발행 허용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까지 보여 온 폐쇄적이고 자국 기업 보호 차원의 보호무역주의적 행보를 봤을 때 “언행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비판도 외부에서는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대해 무역 전쟁 위협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두고 중국은 긴장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고위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의 행동을 매우 주시하고 있으며 특히 환율조작국 지정과 45% 관세율 부과 등을 실천에 옮길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