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5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에 둘러싸인 채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이 대표, 박맹우 사무총장. 김낙중 기자 sanjoong@

대부분 9일 탄핵 표결 참여키로
이정현도 자유투표 방침 동의

朴, 이르면 내일 4차담화 가능성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10여 명이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해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도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하고, 의원들의 의사에 따라 투표하는 자유 투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정현 대표와 면담 후 “‘2017년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대표도 탄핵안 자유투표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친박계 재선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주말 촛불 민심, 지역구 의견 등을 들어봤을 때 탄핵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사견을 전제로 말한다면 탄핵 투표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재선 의원도 “탄핵 투표에 불참하거나 퇴장하면 그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여야 합의가 없다면 새누리당 의원들도 찬반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주축을 이룬 새누리당 재선 모임은 이날 오후 모임을 열기로 했으며 탄핵 투표에 참여하자고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표결 참여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친박계 의원은 Y의원, H의원, L의원, J의원, S의원, 또다른 L의원, 중진 C의원 등이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계에도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3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탄핵소추안 투표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새누리당 내 탄핵 ‘매직넘버’인 28명을 넘어 훨씬 더 많은 숫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과 대통령 4월 퇴진 등을 위한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고 9일 탄핵소추안 표결이 확정되면 참석해 자유투표를 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 측은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은 관철되기 어렵게 됐고, 원내 지도부는 탄핵 표결이 이뤄지면 자유투표를 하겠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에게 4월 사임에 대한 조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르면 6일 박 대통령이 추가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 단축을 통한 내년 4월 퇴진·6월 대선’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6, 7일 중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박세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