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브리핑도 취소 ‘침묵’
‘4월퇴진 담화 내놓을까’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사실상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4월 퇴진’을 못 박는 마지막 승부수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9일 탄핵안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은 상당 기간 직무가 정지되고 해명할 기회를 얻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르면 6일 4차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의 캐스팅보트를 쥔 비박계가 다시 탄핵안 표결로 돌아서자 청와대 내부는 긴 침묵에 휩싸였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고위 참모들이 이날 오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비운 가운데 사실상 박 대통령만 홀로 청와대에 남아 앞으로의 대응책을 고민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연국 대변인이 매일 오전에 실시해왔던 기자단 브리핑도 취소했다. 주로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외부 일정을 수행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브리핑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이날 취소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취소 사유도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브리핑 취소는 비박계가 전날 비상시국회의에서 9일 탄핵안 표결 참석을 결정한 것 등 정국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청와대 참모들은 “할 말이 없다. 지켜보자”는 답변만 내놓았다. 한 참모는 “모든 것은 대통령의 결심으로 남아 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주 3차 대국민 담화에 앞서 참모들에게 “기자회견을 해야겠다”는 의견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히려 수석비서관들이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만류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사실이 아닌 의혹들에 대해선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해명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주중 박 대통령이 다시 한번 마이크 앞에 설 수 있다”고 전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도 “9일 탄핵안 표결에 상관없이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4월 퇴진·6월 대선’ 선언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최순실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보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특검보 임명에 맞춰 특검 수사에 대비한 변호인단 구성도 완료할 예정이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