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 설립 및 기금 모금
최순실 청와대 문건 유출 전반 조사
최씨 국정농단 규명 ‘열쇠’

검찰이 28일 오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관련 핵심 인물인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전격적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씨와 정권 실세들 사이에 통화한 녹취록 77개가 있다”고 밝히는 등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된 의문을 풀어줄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쯤 이 전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검찰에 비공개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사무총장을 상대로 미르재단 설립 및 기금 모금 경위, 최 씨의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캐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밤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최 씨의 또 다른 최측근 고영태(40) 씨와의 대질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설립 멤버로, 한때 최 씨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최 씨 및 차은택(47) 광고 감독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무총장은 한동안 강원 춘천시 자택에 오지 않고 잠적했다. 24일 자택에서 외부로 나간 후 4일째 귀가하지 않고 잠적한 상태로 있다가 27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 신분으로 춘천지방법원에 출석한 후 다시 자취를 감췄다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씨의 전횡 관련 폭로를 이어갔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씨가 5명 안팎의 비선모임을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또 그는 “최 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 최 씨와 정권 실세들 사이에 통화한 녹취록 77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 국정농단 의혹을 증폭시켰다. 최근 이 전 사무총장은 “갖고 있던 녹취록을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으나 자칫 위급한 상황에서 ‘보호막’ 역할을 해줄 녹취록을 폐기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검찰이 이 전 사무총장 조사 과정에서 녹취록을 확보할 경우 최 씨의 국정농단 관련 수사가 급진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