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요인 등 분석 보고서
“원칙·신뢰 강조하는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땐 치명적”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조차 약 1년 반 전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대통령일수록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가 치명적”이라며 대통령 레임덕 사태를 미리 경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은 2015년 2월 ‘대통령 지지도와 국정운영’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반대보다는 지지층 이탈이 대통령 지지도 하락의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개혁적 입장을 강조하거나 원칙, 신뢰를 강조하는 대통령일수록 측근 비리가 미치는 지지도 하락 효과가 큰 만큼, 대통령의 주변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이 불거진 이후 핵심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17%(한국갤럽 28일 발표)까지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변동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다.

연구원은 “대통령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이끌고 간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귀찮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의견, 반대 의견을 들으면서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역대 정부의 레임덕 현상을 상세히 분석한 후 “도덕성 비리로 인한 지지도 하락은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성과나 정치적 이벤트에 과도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연구원은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도 그것이 지지도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며, 위기 상황 역시 일단 벗어난 뒤에는 지속적 지지를 담보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임기 중반 이후에는 지지세력 결집만으로는 부족하며, 중도 성향 지지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중도 개혁적 이미지 제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통령과 여야 관계에 대한 제언도 눈길을 끌었다. 연구원은 “차기 주자들은 현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려 할 것인데 이는 현직 대통령에게 상당히 치명적”이라며 “결국 여당 협조를 위해서는 정무적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언제까지나 지리멸렬한 상태로 놓여 있는 것은 아니기에, 적절한 소통과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