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념 편향”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가운데)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與 “野 예산안 비협조는 구태”
野 “교과서 예산 꼼꼼히 심사”
국정화 贊反여론 아직은 팽팽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자습서와 교사용 지도서의 편향성까지 언급하며 국정화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1년짜리 교과서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야당은 국정교과서 관련 예산을 꼼꼼하게 따지겠다고 밝히며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충돌을 예고했다. 특히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여론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여론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교과서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일선 수업에 사용되는 자습서와 교사용 지도서 내용”이라며 “교사용 지도서는 정부의 검정 과정도 거치지 않고 배포되면서 일선에서 편향된 역사수업이 이뤄지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금성출판사가 펴낸 자습서 겸용 문제집에 나오는 ‘만경대에 온 이유는 위대한 수령님의 생가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우리에게 성지이다’ 등 구체적인 ‘편향 사례’를 언급했다. 또 “야당이 역사교과서와 관련해서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과 예산안에 비협조로 일관하겠다는 계획마저 밝혔다”며 “민생을 정쟁의 볼모로 삼는 구태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은 이념적으로 대립할 사안이 아닌 잘못된 것을 제대로 바로잡는 과정일 뿐”이라며 “2013년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8종에 대한 수정 보완 명령은 무려 829건이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화에 대한 의지를 다질 계획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용학자를 동원해 만든다 해도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1년짜리 시한부 교과서일 뿐”이라며 “고작 1년짜리 ‘정권 교과서’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이념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참으로 나쁜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교과서와 전체 예산안을 연계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정교과서 관련 예산은 꼼꼼하게 심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건 새누리당을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런 교과서를 통과시킨)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반국가단체이거나 이적 단체”라고 비판했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여론은 아직 찬반이 맞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자체 여론조사에서 국정화 반대 의견은 10월 첫주 42.9%에서 10월 둘째주 48.1%로 증가했고, 찬성은 같은 기간 47.2%에서 44.0%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니투데이 더300-리얼미터’ 여론조사(12∼13일, 1000명,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국정화를 찬성한다는 응답(47.6%)이 반대한다는 응답(44.7%)에 비해 다소 많았다.

여야 정당지지도에서도 아직 뚜렷한 경향성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 일간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새누리당 지지도는 지난 6일 39.5%에서 교과서 논란이 불거진 7일에는 43.2%로 뛰었고, 12일 45.4%를 기록했다가 13일 41.4%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새정치연합은 6일 25.2%, 7일 24.9%, 12일 25.9%, 13일 28.8%를 각각 기록했다.

조성진·민병기 기자 threemen@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나쁜 대통령”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오른쪽 세 번째) 최고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