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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암컷 포획 금지인데
日선 법규제 없고 수출도 가능
가격도 저렴해 어민들만 ‘손해’
정부,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키로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정부가 국내산 암컷 대게 불법 포획과 혼합 판매, 원산지 속이기 등 문제점을 유발할 우려가 큰 일본산 암컷 대게에 대해 국내 유통 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선 수산자원관리법상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암컷 대게의 포획 및 유통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러한 법적 규제가 없고 수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본산 암컷 대게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시장 질서 교란을 우려한 경북도와 어민들은 유통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해 왔다. 대게는 경북 동해안 대표 수산물이다.

해양수산부는 일본산 암컷 대게 유통 제한을 위해 수산업법 시행령 및 수산자원관리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달 중 시행령 개정안을 만들어 의견 수렴 등을 위해 입법 예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해수부는 일본산 암컷 대게의 수입수산물 유통이력제 적용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유통이력제 심의위원회를 개최했으며 행정예고를 거쳐 오는 5월쯤 시행할 방침이다. 수산물을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거래하는 경우 유통단계별 거래명세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는 제도로, 식품 위생 및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강제 대응이 가능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일본산 암컷 대게 수입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했다. 약 67t이 수입돼 대부분 온라인으로 유통되고 있다. 우리 어민들이 동해에서 어획하는 ‘오필리오(Opilio)종’과 다른 ‘베어다이(Bairdi)종’으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해안에서 잡힌다. 일반인들은 국내산과 구별이 쉽지 않은 편이다.

일본에선 베어다이종 1마리당 수컷 1000엔(약 9200원), 암컷 100엔(약 920원)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베어다이종 암컷 대게는 맛이 떨어져 일본에서도 극히 일부 지역에서 싼값에 판매되던 것인데, 이상기온으로 어획량이 증가하자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산 베어다이종 암컷의 국내 가격은 1마리당 약 4000원으로 현지보다 비싸지만, 국내산보다는 훨씬 싸다. 국내산 대게는 수산자원관리법상 수컷만 판매해야 하며 가격은 1마리당 약 2만 원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내산 암컷 대게 유통은 금지하고 일본산 판매는 허용하니 우리 어민이 차별을 받는 셈”이라며 “유통 허점도 많고, 대게 자원을 보호하려는 수산자원관리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 자체를 금지하지는 못하더라도, 유통을 제한하면 자연히 수입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