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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교과서 왜곡 실태
“김정은, 3세 사격… 8세 운전”
3대 세습 미화·항일투쟁 날조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북한의 교과서 왜곡 실태가 공개됐다. 북한은 교과서를 통해 김일성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극단적으로 미화하는가 하면 항일투쟁사까지 날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옥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다음 달 북한의 역사교육 왜곡 실태를 담은 저서 ‘북한 교과서 대해부-역사와 정치사상교육을 중심으로’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저서에 따르면 북한의 중학교 5학년 사상교육서 등 교과서에는 김정일이 1942년 2월 16일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난 것으로 서술돼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본 관동군과 만주군의 문서, 구소련 정부 기록 등에는 김정일이 1941년 같은 날 연해주의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사이 하마탄이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일본군의 공격을 받은 김일성이 1940년 10월 소련으로 넘어가 동북항일연군 소속으로 1년 반가량 야영생활을 하던 곳이다.

서 위원은 “북한이 김정일 출생지를 백두밀영(白頭密營), 출생일은 1942년 2월 16일로 조작한 것은 김정일을 ‘백두산의 아들’로 만들어 김일성 왕조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백두밀영 자체가 실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학교 1학년 교과서에는 김정일이 세계지도에 조선과 일본이 모두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을 보고 먹으로 일본땅을 새까맣게 칠했더니 갑자기 일본 전역이 암흑천지가 되면서 폭우가 쏟아졌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내용도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급중학교(고교 과정) 교과서인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활동 교수참고서’에는 김정은이 3세에 총을 쏘는가 하면 8세가 되기 전에 차를 운전하고, 초고속 보트를 직접 몰았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중학교 5학년 역사교과서를 통해 김일성이 1932년 반일인민유격대를 창설했다거나 이를 모태로 1934년 조선인민해방군을 창설해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정작 중국공산당의 공식 자료에는 그런 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중학교 4학년용 혁명역사 교과서에는 중국공산당 소속 동장영이라는 인물이 지휘한 ‘소왕청전투’도 김일성이 한 것으로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위원은 “한민족의 역사를 착취와 피착취의 계급투쟁으로 기술하고 근현대사를 김일성 가계의 혁명역사로 바꾼 북한의 날조 실태를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