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밀월’vs‘美·日 밀착’… 동북아 정세 다층 복합구도로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서
협조·대립·이해 구도로 변화

한·중·일 3국 갈등 현안 처리
고립된 북 대화 유도 등 과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남북문제와 동북아 정세에 대해 깊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역내 외교 안보 역학관계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북아 안보 정세는 전통적으로 중국-러시아-북한 VS 한국-미국-일본의 대립관계였지만 최근 중국-러시아, 한국-중국이 밀착하면서 북한의 고립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소외된 일본 역시 동맹국인 미국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앞으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면 동북아 외교정세는 현안에 따라 협조와 대립, 이해를 반복하는 다층적 복합구조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동북아 외교지형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3일 김열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두 정상이 정상회담 및 오찬을 통해 ‘(남북)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커다란 성과”라면서도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잘했다고 보는데, 앞으로 한반도와 한·중, 한·중·일 3국 간의 외교 안보 및 갈등 현안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이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여를 할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2일 저녁 한·중 정상회담 및 특별 오찬 결과 보도자료(공동보도문)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한국 측은 한반도가 분단 70년을 맞아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중국 측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밀월 시대의 출발점’으로 비치는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식 참석 및 한·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한·미동맹을 더욱 강건하게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또 미국 내에서 고개를 드는 한·미동맹의 균열 시각과 중국의 패권 국가 부상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일본의 우려감도 불식시켜야 한다. 여기에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의 ‘한국 끌어안기’에 당황한 북한을 6자회담의 테이블로도 유도해야 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어떤 ‘스마트 외교’를 펼쳐나갈지 동북아 각국은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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