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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부담등 폭발적 증가
국세수입 4년간‘펑크’
재정지출 효율화 불가피

향후 5년 총지출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도록
Pay-Go원칙 등 법제화

복지·안전 투자 늘리고
SOC는 민간역할 확대

‘비어가는 나라 곳간을 지키기 위해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짜야 한다!’

정부가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제시한 재정운용 전략은 정부, 지방, 공공기관 등에서 전방위적인 재정개혁을 통해 재정 건전성 강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복지 비용과 올해로 4년 연속 국세수입의 대규모 ‘펑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실제적인 재정운용 전략의 초점은 재정의 누수를 막는 데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방교부세 등 지방재정 개혁,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정부 연구·개발(R&D) 혁신, 복지재정 효율화, 문화지출 효율화, 방위사업 투명성 제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재원 다양화 및 투자 효율화,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효율화, 재정사업 성과평가 체계 개편, 공공기관 기능 조정 등 10대 분야의 재정개혁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기적으로는 2015∼2019년 5년 동안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고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등 ‘페이고(Pay-Go) 원칙’을 확립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로 했다. 페이고 원칙은 지출 계획을 짤 때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마련하는 것이고, 재정준칙은 재량지출이나 조세 감면 등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2060년까지 장기재정전망을 처음으로 내놓고, 앞으로 2년마다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해 재정위험 요인을 관리하기로 했다.

향후 재정 지출은 복지·문화·안전 분야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SOC·산업 등 민간 역량 성숙 분야는 민간 역할을 확대해 투자를 사실상 줄이기로 했다.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하는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을 통해 세입기반 확충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는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재정운용 전략은 앞으로 ‘멀고도 험한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건전성이 위협을 받고 있지만,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거나 기금 등을 통해 총지출을 늘리다 보니 재정 건전성 목표를 지킬 수 없는 경우가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경이나 기금 운용 확대 등을 동원하는 상황에서 국세수입은 올해까지 4년 연속 대규모 결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동원령’을 내리면서도, 올 하반기에 경기가 나빠지면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추경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현재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을 잘 보여준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