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업무 중 민간과 유사·중복되는 기능은 한곳으로 합치고 민간과 경합하는 분야는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등 공공기관 기능 조정에 나선다. 정부 출자회사는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전용면적 60㎡ 이상을 초과하는 중형주택 분양 사업에서 철수한다. 중대형 주택 분양사업에서 발을 빼고, 소형 주택 분양과 임대주택 사업에 주력하게 되는 셈이다. 또 임대주택 관리 분야는 민간에 개방된다.

정부는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5 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기능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LH가 전용면적 60㎡ 이상의 주택분양 사업을 접는 대신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저소득층 주거급여(주택 바우처) 사업 분야를 강화하도록 했다. 다만 LH의 공공 임대주택 사업은 현재 수준의 공급량을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렌터카와 국내외 여행, 온라인 쇼핑몰 등 민간과 중복되거나 경쟁하는 분야는 민간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정부는 코레일에 책임 사업부제를 도입해 여객·차량 정비·물류·역세권 개발 분야 등을 분리하기로 했다. 코레일 기능조정 방안에는 철도 노선 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코레일과 코레일 자회사인 수서발 KTX, 민간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성남∼여주, 부전∼일광 구간 등 2개 철도 노선의 운영자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 중이다.

농어촌공사의 농업기반시설 설계·감리와 저수지 등 수변 개발 사업 등도 민간에 개방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과도한 지원조직과 지사를 축소하고 업무 연관성이 낮은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내부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