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南연고 기업 씨 마르나… 협력사 도산 지역경제 타격”

검찰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수사 도중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장례식이 유족과 지역 주민들의 애도 속에 13일 고인의 고향인 충남 서산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쯤 충남 서산시 석림동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을 떠난 성 회장의 출상 행렬은 발인 예배가 열리는 인근 서산중앙교회로 이어졌다.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유족들과 지역 주민들은 영구차에 관이 실리자 울음을 터트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전 8시 40분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발인 예배는 봉명종 감독 목사의 추모 설교와 약력 소개, 김명회 시인의 조사(弔詞), 박성호(서산장학재단 부이사장) 장례위원장의 인사, 유족 대표의 헌화 등으로 이어졌다. 생전에 정·관계 마당발로 알려졌던 고인이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여파 때문인지 발인식에 참석한 여야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정치인 가운데 참석자는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유일했고, 언론인 출신인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눈에 띄었다.

성 전 회장의 시신은 유언에 따라 모친의 묘가 있는 충남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에 안장됐다. 이에 앞서 장례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약 5500명의 조문객이 빈소를 찾았다.

한편, 충남 연고의 기업인들이 잇따라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면서 충청권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2012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2013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2015년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에 이어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까지 최근 4년간 4명의 충남 출신 대기업과 중견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사법처리 됐다. 급기야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수난’이 잇따르자 “이러다가 충남 기업인의 씨가 마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자괴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의 한 인사는 “지역의 협력회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몰리고 대외 활동도 위축되면서 지역경제에는 큰 타격”이라며 “기업 비리는 엄단해야겠지만 유독 특정 지역 출신 기업들이 줄줄이 도마에 오르다 보니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산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