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 돈 줄 대상 직접 결정… 수행비서·기사 소환할듯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에 적시된 여권 핵심인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비자금이 어떻게 조성됐으며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정치자금 전달 대상을 직접 결정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메모지에 적시된 여권 인사들이 돈을 전달받은 시점으로 추정되는 2006∼2007년, 2011∼2012년 당시 성 전 회장의 수행인물들을 소환해 성 전 회장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 파악할 계획이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경남기업의 자금담당 책임자인 한모 부사장을 우선 소환해 성 전 회장이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여권 핵심인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에 대해 심층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2차례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한 부사장이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별도의 자금을 조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이를 어디에 썼는지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부사장이 성 전 회장의 지시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현금 32억 원가량을 별도로 빼돌려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남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던 인사에 따르면 한 부사장은 2006∼2007년 당시엔 차장급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사장까지 고속 승진을 했으며, 경남기업 자금과 관련해서는 성 전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던 인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한 부사장이 성 전 회장을 위해 정치자금을 만들어준 시점과 과정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성 전 회장의 메모지와 경향신문 인터뷰에 등장하는 여권 ‘친박(친박근혜)’ 핵심인사들 가운데 돈 전달 시점과 액수가 특정된 홍준표 경남지사를 시작으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우선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시 성 전 회장을 수행한 비서나 보좌진, 운전기사 등 주변 인물들을 1차로 소환해 돈이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는 2006∼2007년, 2011∼2012년 특정 시점에 성 전 회장이 만난 인물들을 먼저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