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들여다보자 강조
사실상 야당까지 끌어들여

靑 “충분히 의혹 규명될것”
김기춘·허태열“수사응할것”

당·청 해법 미묘한 시각차도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여권이 13일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에 대해 연일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며 한목소리로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성역 없는 엄정 수사’ 지시에 대해 “검찰 수사를 통해 비리가 드러나면 측근이든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서 측근이든 누구든 예외일 수 없고,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경우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돈과 관련해 문제 될 게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내친김에 야당까지 끌어들여 여야 대선자금 모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해법을 놓고 당청 간에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거나 외부 눈치를 보는 기미만 보여도 엄청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도 “(2012년)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선거 비용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일도, 다른 곳에서 돈을 받아서 비용으로 쓴 일도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만약 그렇다면(성 전 회장에게 여권 인사가 돈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개인적인 문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의 개인 비리로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추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여권 내 시각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2012년 대선자금은 오래전의 일도 아니고 공소시효도 많이 남았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통해 충분히 의혹이 규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너무 오래돼 의혹 규명이 안 되는 게 문제이지, 의혹이 규명된다면 걱정할 게 없다”고까지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012년 대선 당시 성 전 회장은 기업인이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이었다”며 “선거철에 기업인이 정당에 돈을 뜯기는 식의 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에게 1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가지 당국의 노력이 있으면 당당하게 협조할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도 “저의 협조가 필요하면 저는 주저할 것 없이 아주 성실하게 성의를 갖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오남석·김만용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