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 이후 통합진보당과 그 구성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검찰이 통진당을 이적단체로 규정해 대체정당 설립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서 통진당을 이적단체로 인정하고, 국회에서 이적단체 강제 해산 관련법이 제정될 경우 대체정당 설립을 상시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 결정과 달리 법원의 형사재판에서 이적단체로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23일 통진당해산국민운동본부 등이 통진당과 이정희 전 대표 등을 국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법리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

고발인 측은 “통진당이 반국가단체로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판례상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를 인정받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이적단체 구성 혐의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적단체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삼고, 실제 활동 또한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위험성을 갖고 있는 단체’로 규정돼 있다.

검찰 등에서는 헌재 결정으로 통진당의 이적성이 인정됐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검찰 관계자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이적단체로 볼 수 있다고 헌재가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도세력의 이적성을 근거로 해산을 결정한 헌재와 달리, 통진당원 대부분의 북한 동조 행위 입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주도세력의 경우 이미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경력이 있는 경우도 많아 다시 처벌하기도 어려운 만큼 검찰은 통진당 내 주도세력이 구성한 소규모 모임이 있는지 파악하고, 이에 대해 이적단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