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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뒤 반대회의는 안맞아… 원탁회의 앞으론 불참할 것

재야·시민사회 원로인 김상근(75·사진) 목사가 23일 “통합진보당의 보전 내지는 존속, 다른 형태의 부활을 위해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통진당 강제해산 반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원탁회의’에 대해서도 “이제 안 하려고 한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노무현 정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지낸 재야 원로이자 원탁회의의 제안자이기도 한 김 목사가 통진당과 시민사회 일각의 연대 움직임에 ‘일침’을 놓은 것이어서 재야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김 목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원탁회의를 (통진당) 투쟁의 문제로 끌고 가려는 분들이 있다”며 “시민사회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게 되면 통진당은 빠지는 것이 좋다. 같이 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미래로 가야 하는데 70·80대 노인이 나서고 통진당을 걸고 나가는 것은 안 맞는다”면서 “일정한 정치세력을 걸고 가면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 미래를 여는 테이블에서는 50대, 40대, 30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종북’과 절연한 새로운 진보 세력을 젊은 세대가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김 목사는 “어제 (원탁회의) 모임이 끝나고 기독교계 사람들과 미래를 얘기하는 상황이라면 후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원탁회의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 “통진당 해산 반대 대책회의는 이것으로 마감해야 한다. 이미 해체가 됐는데 반대하는 회의가 존속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원탁회의 내에서) 지속하자는 쪽이 강할 텐데 (앞으로) 내가 참여하고 함세웅 신부가 참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다만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 기본 바탕을 지키고 바로 세우자는 입장에서 국가 권력이 정당을 해체하는 것은 안 된다”는 신념을 견지했다. 반헌법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는 “만약 우리 뜻이 성사됐다면 결과적으로 통진당에 도움이 됐겠지만, (원탁회의 제안) 동기는 그렇지 않았다(통진당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의미)”고 말했다. 그는 “이석기 전 의원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은 여러 번 천명했다. 원탁회의 제안자로 나서달라는 요청이 와서 그 요청을 수락하면서 이석기 사건에 대해 내 동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선을 그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