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잇단 ‘불복’성 발언들이 논란을 빚고 있다.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정당 해산은 유권자의 판단에 맡겼어야 한다거나, 재판관 구성이 보수화됐다고 지적하면서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한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당시 불거진 ‘대선 불복’ 논란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불복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박주선 새정치연합 의원은 23일 “법에 의해 결정된 헌재 결정을 (비판하고)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한 비판”이라며 “선거연대를 무리하게 추진했던 새정치연합도 정치 도의적인 측면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며 내부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박 의원은 “당원 몇몇의 행위를 통진당 전체의 목적과 활동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불복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우윤근 원내대표는 “헌재 재판관 구성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문재인 의원은 통진당 해산에 대해 “국가 권력으로 당을 해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당 내부에서 쓴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은 지도부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자칫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이나 통진당 감싸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당시 불거졌던 대선 불복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경험을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경계심도 작동하고 있다. 이미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대선 불복보다 심한 헌법 불복을 하고 있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운동권 출신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통진당 해산 여부를 (선거를 통한) 국민의 선택에 맡겼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헌재의 결정을 사실상 반대한 것”이라며 “이러한 태도가 ‘종북숙주’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