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시설 비서실장을 지낸 정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의 진위와 유출과정 수사는 불가피하게 청와대 비선(秘線)라인의 존재 유무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 그간 소문으로 나돌던 비서라인의 존재가 일부라도 드러날 경우 정국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이번 수사는 비록 고소인 조사지만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을 포함 현직 청와대 핵심 참모 8명이 한꺼번에 검찰조사를 받는 초유의 기록을 남기게 될 전망이다. 문건을 작성한 박모 경정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물론, 그 상급자인 홍경식 전 민정수석비서관의 소환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상황 전개에 따라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소환 또는 서면조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씨도 조만간 세계일보와 박 경정을 고소할 예정이어서 정 씨 조사도 이뤄지게 된다. 정 씨는 정권 출범 때부터 늘 비선실세설이 나돌았고, 이런 저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어 수사가 항간의 의혹을 해명할지, 일부라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은 우선 이번 주중 8명의 비서관·행정관을 순차적으로 소환하는 등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동시에 문건이 보관됐던 곳으로 알려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보관실 분실과 박모 경정의 자택과 서울 모 경찰서 내 사무실에 대해서도 서둘러 압수수색을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문건의 유출을 놓고 박 경정의 말이 계속 바뀌고, 일부에서 제3의 청와대 인사가 문건을 빼돌렸다는 주장도 나오는 만큼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은 현장조사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만에 하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될 경우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누구도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필요할 경우 박 경정을 비롯해 문건 접근 관련자들에 대한 신원 파악을 서둘러 출국금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 경정에 대해서는 문고리 3인방 등 고소인 조사와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