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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한·중 FTA 기회로 만들려면 제품 고부가가치화와 더불어 中부유층 소비성향 연구 병행”
“韓기업 현지사업 애로 해소도”

경제전문가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경제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리스크(위험) 요인에 대해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한·중 FTA로 일부 공산품의 경우 득실 계산에서 이득이 예상되지만 중국 제조업 추격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인해전술 트라우마’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해전술 트라우마는 중국 기업들이 관세인하 효과를 발판삼아 저가 가전이나 휴대전화 등 소비재의 대량생산을 통해 한국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을 지칭한다.

권 원장은 특히 “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대로 예상되고 있지만 실제론 4∼5%대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도 높아 중국 시장 성장성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한·중 FTA를 확실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제품 고부가가치화와 함께 업종별로 중국 부유층의 소비성향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거친 뒤 공략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김정식(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경쟁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유의해 한·중 FTA를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과거엔 한국이 중국에 부품 등 소재를 공급하고 중국은 완성품을 공급하는 보완적 구조를 추구했지만, 최근엔 중국이 석유화학소재 부문 등에서 약진하고 있어 경쟁적인 산업구조로 가고 있는 만큼 잘 관리해야 한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중국이 막대한 내수시장을 지닌 만큼 한·중 FTA가 한국 경제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교(경제학) 인하대 교수는 “한·중 FTA가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의 대 중국 수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 협상 결과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당초 중국 지방정부의 지나친 월권 행사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할 때 주로 발생하는 애로사항들이 해소되기를 기대했지만 이에 대한 정부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며 “FTA는 내용이 좋아야 경제적 효과도 더 커지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최준영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