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명수(왼쪽)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군사 전략은 비밀 유지가 핵심…‘카드 게임’과 같아"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4일 국회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군이 이른바 ‘북풍’을 조작하고 ‘외환’을 유치하는 데 동원됐다는 의혹에 대해 ‘작심 발언’을 했다. 특히 김 의장은 "직을 걸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씀드린다"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평양 무인기 침투’ 등과 관련해서 "북한 김정은이 돈 들여 직접 확인해야 할 것을 왜 우리 스스로 해야 하냐"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상황을 지휘한 뒤 국회에서 열린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오물 풍선에 대한 대응을 ‘북풍 공작’으로 몰아가도 되느냐"는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 질의에 "군 작전에 ‘외환’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근본적으로 군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 공격 유도 등을 통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는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김 의장은 "군의 임무는 헌법에 명시된 국토방위라는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고, 그러기에 추운 전방에서도 임무를 다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을 ‘북풍’이라고 한다면 모든 것이 (북풍에) 함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 상황을 다시 지휘하기 위해 오전 국조특위에서 이석하려던 김 의장은 "3분만 말씀드리겠다"며 발언 기회를 재차 요청했다.

이후 김 의장은 "저희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하니까 국민께서 의혹을 가지는 것 같다"며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비밀을 유지한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과 혼란을 안겨서 이익을 얻는 ‘카드 게임’과 같은 군사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비밀 유지가 국방 정책의 핵심인데 이런 상황을 북풍이라고 하고 제보를 받아 정보를 유출시키면 작전이 유지가 될 수 없다"면서 "2022년 말 무인기 10여 대가 수도권 상공에 날아들어 남남 갈등을 일으켰는데, 이것은 ‘북풍’이냐 ‘남풍’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김정은이 돈을 들여 직접 확인해야 될 것을 왜 우리 스스로 확인을 해주느냐. 적은 기만·기습으로 자기들이 원할 때 도발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천안함 피격 사건이나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등이 터졌을 때 군이 감사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부터 지휘권을 회복하는 데 5년 걸렸다"면서 "(군사 보안 유지) 부분들이 준수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