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갈수록 감소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노린 중국 진출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특화된 업종 선택과 세밀한 접근 전략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김주영 한국수출입은행 국별조사실장은 7일 “과거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생각하고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인력 활용을 위해 진출했지만 계속된 임금 인상으로 저임 노동력에 기댄 가공무역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 내수시장을 노린 기업 진출은 유효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박 겉핥기’식 진출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면밀한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제조업 분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며 “우리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중국 진출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중국에서 가장 부족하고 필요로 하는 부분은 제조업보다 3차 서비스업”이라며 “앞으로 서비스업으로 중국 시장을 뚫어야 하는데 과거 대형마트 진출 사례에서 보듯 우리 기업들의 역량이나 준비가 부족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생산단가 인하를 위한 중국 진출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의 경우 우리 기업들이 현지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자본이나 기술 면에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제 중국 시장에서는 최적화된 기술력이나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중국에서 환경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독일 등 유럽 기술이 세계 최고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중국 환경에 맞게 활용하는 데는 우리 기업들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환우 코트라 중국사업단 조사담당관은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외국 기업으로 하여금 중국 내에서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단순 가공무역은 퇴조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별 특성과 업종 등을 감안해 한국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 간의 생산·공급망을 재배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