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 열기가 한국 의류업계를 들뜨게 했던 지난 2003년. 의류제조업체 B사는 간판 브랜드를 중국 내수시장에 출시했다. 좁은 국내시장의 한계에서 벗어나 매출증대를 위한 돌파구로 중국 내수시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B사는 중국에서 악전고투 끝에 최근 중국 내 사업을 철수해 국내로 유턴해야 했다. B사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패션후진국이기 때문에 한국 디자인이면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다가 중국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저임금과 저개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진출해서는 백전백패”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자국 산업 육성으로 인한 각종 제품 자급화와 눈높이가 높아진 중국 소비자들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러시’가 최근 5년 동안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일 한국수출입은행과 코트라에 따르면 B사처럼 중국 산업과 시장의 팽창세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현지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은 최근 5년 사이 반토막이 나며 급감하고 있다.

2010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새로 설립한 한국 기업은 901개(상반기 427개), 2011년 830개(〃 427개)였다. 그러나 2012년에는 722개(〃 334개)로 줄었고 2013년에는 817개(〃 380개)로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다 올 상반기에 다시 368개로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매년 2000여 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중국에 현지법인을 차려 진출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이 현지 사정에 맞는 특성있는 제품 개발의 부재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