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은 도시별로 내수시장 발전 잠재력이 높은 곳을 선정하는 등 투자 및 현지 진출 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행정체계에서 시(市)급 도시는 총 336개(2013년 기준)가 있는데 같은 시급이라도 도시 발달 수준이 서로 달라 정치·경제적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이미 투자가 활발히 이뤄진 지역 외에 시안(西安)을 비롯한 10개 도시에 대한 현지 내수시장 진출 및 투자가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도시는 시안을 비롯, 충칭(重慶), 우한(武漢), 정저우(鄭州), 다롄(大連), 옌타이(煙臺), 지난(濟南), 옌청(鹽城), 항저우(杭州), 원저우(溫州) 등이다.

이들 중 대표적인 도시는 시안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투자하기도 한 시안의 경우 과거 연간 생산액 100억 위안(약 1조7000억 원)을 넘은 기업이 전무했지만 2011년에 산시성자동차그룹, BYD자동차, 중국서전그룹, 시안비행기공업그룹, 산시성법사특자동차변화그룹 등 5개 그룹이 연간 생산액 100억 위안을 돌파하는 등 경제력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기존에 있던 항공과학기술, 장비 제조 등의 경쟁력 있는 산업을 기반으로 서부 지역 특징을 지닌 문화·관광·물류·컨벤션 등의 서비스업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시안의 주변 지역에 대한 파급력 등이 가속화되고 있다.

충칭의 발전 동향, 정책, 산업 기반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이 진출할 유망 분야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의류, 서비스 및 자동차부품 등이 꼽히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산업적 측면에서 살펴볼 때 충칭은 이미 자동차 생산체계를 형성하고 있어 부품산업 발전에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또 충칭 지역민의 패션 소비 특징이 뚜렷하고, 향후 도시 발전에 따라 소비 고도화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한에 대한 한국 기업의 내수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유망한 분야로는 레저·관광, 식음료 제조가 꼽힌다. 우한 소비자들은 요식업, 쇼핑 등 여가 오락 모델을 선호하고 식품, 패션, 가전 등에 대한 소비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2000년대 전·후반에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을 당시 생산거점으로서 도시단위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며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금은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도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