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6일 세월호 관련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으로 ▲증축에 의한 좌우 불균형 ▲사고 당일 과적 ▲기준치에 미달하는 평형수 적재 ▲화물 부실 고박 ▲운항상 과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시뮬레이션 결과, 전문가 자문단 의견을 종합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 구조상, 운항상 문제점 확인= 검찰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는 복원성이 약화된 상태에서 과도한 방향 선회로 배가 기울어졌고, 이로 인해 화물이 미끄러지며 선박의 기울기가 더 심해졌다. 시뮬레이션은 화물을 51개 그룹으로 세분화하고, 선박의 경사에 의한 화물의 미끄러짐과 선회 원심력을 반영해 이뤄졌다. 서울대 선박해양고도화 연구사업단 시뮬레이션에서는 한국선급 승인 적재조건 준수 시 모든 조타에서 배가 10도 이상 기울지 않으나, 세월호가 적재한 평형수와 화물 적재량을 적용했을 때는 급선회할 경우 30도 이상 배가 기울어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물의 이동이 없을 경우 배가 전복되지는 않으나, 화물이 이동할 경우 배가 침수될 정도로 기울어지고 그 결과 선박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시뮬레이션 결과 입증됐다.

전문가 자문단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복원성이 약한 세월호가 운항 미숙으로 30도 이상 기울어졌고 이후 침수가 발생해 배가 전복해 침몰했다고 결론 내렸다. 자문단은 기기 결함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주기관을 비롯한 기관실 각종 기기(주발전기, 비상발전기, 배터리 등)에는 이상이 없고, 조타 장치도 정상 작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선원 등 관련자 진술도 시뮬레이션 결과와 전문가 자문단 의견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선임심판관 출신 허용범(63) 자문단장은 지난 9월 16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선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의 복원성이 불량해 5도 이상 방향을 바꿀 경우 전복 위험이 크고 자유로운 방향 전환도 불가능해 수많은 인명을 태우고 출항해서는 안 되는 선박”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유병언 업무상 과실치사상 결론= 검찰은 세월호의 근본적 침몰 원인으로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청해진해운 자금 착복과 전횡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된 데 있다고 봤다.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박구조를 무리하게 변경하고 과적 운항을 했으며 선박관리, 직원안전교육을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해진해운 압수수색 자료,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 운영에 직접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고, 과적 운항을 묵인 내지 지시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과적을 통해 29억6000만 원 상당의 초과 수입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관련 증거 등을 통해 유 전 회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유 전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관련 수사 자료를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구상권 행사 소송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