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관련 광범위한 수사에 나선 검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계열사 임원 등, 유 씨 일가의 도피를 도운 측근 등 29명을 구속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유 씨 일가 및 측근 등을 둘러싸고 제기된 골프채 로비설, 로비 리스트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6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유 씨 일가가 계열사 및 교회 자금 약 1836억 원을 불법 취득한 사실을 밝혀내고, 총 37명을 기소했다.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 씨는 청해진해운 등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71억 원을 지급받는 등 계열사 자금 약 99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유 전 회장의 형 병일(75) 씨도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고문료 명목 등으로 1억3000만 원을 지급받아 횡령한 혐의로 7월 초 구속기소됐다.

청해진해운의 계열사 임직원, 유 씨 일가 도피를 도운 측근도 무더기로 기소됐다. 송국빈 다판다 대표, 변기춘 천해지 대표, 고창환 세모대표 등은 지난 5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탤런트 전양자 씨도 노른자쇼핑 대표로서 4억여 원의 회사 돈을 다른 계열사에 컨설팅비 등으로 지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인천지법은 전 씨 등 ‘유병언 측근’ 9명에 대한 1심 판결을 다음 달 5일 일괄 선고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 수사 결과 유 전 회장 관련 각종 로비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유 전 회장이 사돈인 백모 씨를 통해 골프채 50억 원어치 500세트를 구입해 정·관계와 언론계에 뿌렸고,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 유 전 회장을 비호해 왔다는 내용의 ‘골프채 50억 원 로비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백 씨가 구입한 골프 용품은 50억 원이 아닌, 4년간 총 3000만 원 상당에 불과했고, 로비 정황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유 전 회장이 도피를 위해 준비한 총 13개의 가방 중 ‘1번’ 가방에 로비 리스트와 비밀장부 등 중요한 구원파 내부자료를 숨겨뒀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해당 가방에는 고가의 시계, 만년필 세트 등 유 전 회장이 평소 애장하던 해외 고가 명품들이 있었으나, 로비 리스트·비밀장부 관련 흔적이나 관련자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