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16일 구조작업에 참가했던 전남도 어업지도선에서 찍은 영상에 담긴 긴박했던 당시 상황. 동영상 캡처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당일 해양경찰은 부실관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교신일지를 조작하고 복무감시용 CCTV를 떼어내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은 사고 발생 현장에서 초동단계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구조선 123정장에 대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검 세월호 구조 관련 전담수사팀은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진도VTS에서 야간 시간대에 관제를 부실하게 하고 교신일지를 조작하는 한편, 관제업무 복무감시용 CCTV를 떼어내고 녹화파일을 삭제한 등의 혐의로 센터장 등 13명 관제사 전원을 입건해 이들 중 5명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3월 15일부터 사고 당일인 4월 16일까지 야간 근무시간대 1섹터 관제요원만 근무하고 나머지 관제요원은 규정대로 근무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중 사고현장을 관제하는 2섹터 담당들은 3월 28일부터 4월 16일까지 2섹터를 지나는 선박과 교신을 한 것처럼 교신일지를 허위로 작성해 비치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4월 19일에는 자신들의 근무태만을 은폐하기 위해 복무감시용 CCTV를 떼어내고 5월 22일쯤에는 녹화파일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등을 우려해 전원이 모여 대책을 상의하고 허위 진술을 하기로 사전에 모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초기 구조현장 지휘관이었던 목포해경 소속 김모 123정장에 대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정장은 4월 16일 사고 당시 현장지휘관으로 세월호와 교신하는 등 선내 승객 상황을 확인하고 신속한 퇴선 안내·유도 조치를 했어야 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김 정장은 사고 이후 사고 당일인 16일자 함정일지의 일부를 떼내고 사고 당일 퇴선방송을 하고 123정 승조원에게 세월호 내 진입을 시도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는 것처럼 함정일지를 재작성해 첨부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해경이 구난업체 ‘언딘’과 계약과정에서 특혜를 주는 등 비리가 있었지만 침몰한 선체 수색과정에서 언딘을 우선적으로 잠수시키기 위해 해군 해난구조대(SSU)·특수전여단(UDT) 요원들의 투입을 막거나 민간잠수사들을 구조활동에서 제외시킨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은 “해경이 안전상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해군 단정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이고, 해군도 자체 판단하에 안전상 이유로 접근하지 않았던 것일 뿐 해경이 언딘을 우선적으로 잠수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목포해경 상황실에서 세월호에 탑승하고 있던 단원고 학생으로부터 119 첫 신고전화를 받은 후 미흡한 대처를 한 데 대해 “실제로 시간이 지체되기는 했으나 세월호 조난을 알리고 출동 지령을 내린 사실이 확인돼 고의로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볼 수 없어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