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일선 관제사와 구조담당자뿐만 아니라 해양경찰 고위층도 계약 과정에서 구난업체 ‘언딘’에 특혜를 주는 등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일부 간부들은 해경 출신 해운조합 간부 등에 수사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등의 위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검 해경수사전담팀은 구난업체 언딘 대표의 부탁을 받고 법률상 출항이 금지된 언딘 리베로호를 출항시켜 사고 현장에 동원하는 등 각종 특혜를 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로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과 해경 수색구조과장 A 총경, 수색구조과 B 경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최 차장은 A 총경, B 경감과 공모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언딘 대표 등에게 해상 선박 사고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언딘 대표의 부탁으로 안전검사를 받지 않아 법률상 출항이 금지된 리베로호를 출항시키도록 명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 총경 등은 최 차장의 지시를 받고 목포해경 선박구난업무 담당자가 리베로호 출항과 관련해 요건에 맞지 않아 구난 명령 지시를 거부했음에도 구난명령을 조선소에 내리도록 압박·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지난해 7월 12일에는 공무상 기밀사항이 기재된 상황실 보고서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언딘 이사에게 송부하고 지난 4월 16일에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계약담당자에게 언딘과 구난계약을 체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라 해경은 해경 출신 해운조합 간부들과도 유착해 비리를 저지르기도 했다. ‘구원파’ 출신인 이용욱 전 해경 정보수사국장은 4월 한국해운조합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을 사전에 흘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해경 전 해사안전과장은 운항정지명령을 위반하고 배를 운항한 선장 등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주고 매월 선사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