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 아빠 김영오 씨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단식을 중단한 후 야당 내에서 ‘장외투쟁 실패론’을 바탕으로 한 ‘국회 복귀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김 씨가 46일간의 단식을 중단한 것을 계기로 28일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국회 복귀’를 주문했던 비주류·온건 성명파는 29일에도 모여 ‘국회투쟁’ 목소리를 냈다. 온건파는 조만간 야당 이미지 제고를 위한 난상토론회를 계획하면서 당 지도부와 강경파를 압박 중이다. 온건파들이 정치세력의 확산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감의 확산을 기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얻은 것이 전혀 없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지도부와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아 투쟁 노선을 두고 야당 내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이 장외 선전전을 펼친 이후 국회복귀론을 주도하고 있는 황주홍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영오 씨와 문재인 의원이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김 씨가 야당 의원들은 국회로 들어가라고 하며 객관적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며 “이런 회군(回軍)의 최적기를 그냥 흘려보내거나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날짜는 아직 확정 못 했지만 다음주에는 야당의 이미지 개선과 위상 강화를 위한 난상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영환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지금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돌아오는 데 무슨 명분이 필요한가. 자잘한 생각을 버리고 크게 생각해야 한다. 야당이 결단을 해야 된다”며 여당의 결단을 촉구하는 당의 주장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중도파인 최원식 의원도 “어제는 장외에서 국회로 들어올 타이밍”이라며 “우리의 얘기를 지렛대 삼아서 다음주부터는 국회로 들어와서 협상의 주도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새누리당-유가족의 ‘양자 회담’으로 야당이 사실상 한 발 물러나 있는 상황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도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28일을 마지막으로 철야농성을 중단한 점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명분없이 무작정 야당이 투쟁을 포기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다. 안민석 의원은 트위터에 ‘장외투쟁 반대파’ 의원들을 겨냥, “사학비리를 비호하는 여당 대표에겐 침묵하고 세월호 (참사로) 투쟁하는 야당 대표에게 총질하는 야당 의원들을 전문용어로 ‘빨대’라고 한다”며 “총질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여론이 갈수록 유가족들의 요구가 심하다는 쪽으로 흐른다”며 “유가족들이 여당과 직접 담판해 여기서 동의해버리면 야당은 뭘 했느냐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화종·윤정아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