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논란으로 8월 임시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9월 1일 개원하는 정기국회마저 상당기간 공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정기국회가 개회되는 내달 1일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 일정 보이콧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이달 말까지(정기국회 개회 이전) 처리해야 하는 2013 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도 법정기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29일 여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내달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엔 참석할 예정이지만 개회식 이후 정기국회 의사일정 참여 여부는 여당과 세월호 유가족 간 협상 진행 상황을 살펴가며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 3차 회동이 열리는 1일 중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2일부터 진행될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 질문 등 본회의 일정이 릴레이식으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과 유가족들은 아직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고 있어 이번 주말 양자 사이에 물밑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한 1일 중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결국 새정치연합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동조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예산안 결산이 부실하게 심사되는 것은 물론, 처리 일정도 현행 국회법을 위반하는 구태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국회법에 결산안 심사 기한을 정기국회 이전으로 하는 규정이 신설된 이후 법정시한을 지킨 것은 지난 2011년 ‘2010회계연도 결산’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이 역시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8월 31일에야 가까스로 결산안을 처리했다. 지난해에도 국가정보원 등의 대선 개입 논란으로 여야 정쟁이 극에 달하면서 11월 28일에야 결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