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누리당엔 모처럼 웃음이 가득했다. 당 지도부는 애써 차분한 모습을 보이려 했지만, 예상 밖의 대승에 한껏 들뜬 분위기를 감추지는 못했다. 특히 이정현 의원의 호남 승리를 기반으로 국민대통합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당 지도부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재·보선 당선자들과 함께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정부·여당이 잘했다고 표를 준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잘못한 것을 거울삼아 지금부터 잘하라고 표를 준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이번 대승을 자력으로 이룬 게 아니란 것을 잘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이 새누리당 손을 들어준 것은 국가 혁신과 경제 활성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이런 간절한 바람을 우리 새누리당은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정현 의원이 영남권 기반 보수정당 후보로 26년 만에 처음 광주·전남 지역에서 당선된 데 대해 “한국 정치사의 큰 획을 긋는 일”이라며 “호남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어준 데 대해 정말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례했다.

아울러 “이정현 의원의 승리를 계기로 호남인들에게 더욱 열린 마음과 자세로 다가가겠다”면서 “앞으로 지역 갈등을 조장하거나 편 가르기 하는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는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으면서, 야당과의 협력도 다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국민의 소중한 마음을 얻은 동시에 선거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올바로 이끌어 갈 역할과 책무를 부여받았다”며 “여당도 소통과 협력의 정치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의 국민적 슬픔을 법과 원칙에 맞게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명령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작을에서 야권 연대를 뚫고 승리한 나경원 당선자는 “당과 국회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병에서 야권 대권주자인 손학규 후보를 물리친 김용남 당선자는 “제가 손학규 후보님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이 ‘굿뉴스’인 데 반해, 1년 8개월 후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게 나쁜 소식”이라는 재치 있는 말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오게 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