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고노(河野)담화 검증을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의 2일 중국 언론 인터뷰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방한하면서 한·중 양국이 일본의 역사 인식 비판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전망되자 일본 정부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토 구니(佐藤地)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 인터뷰 내용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고 이같이 대답한 뒤 “고노담화를 훼손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토 대변인은 고노담화 검증에 대해 “의회의 논의도 있었고, 국민에 대한 설명 책임을 완수하려고 한 것이었다”며 “그 결과, 고노담화는 역사적인 사실을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일·한 정부가 노력한 결과라는 것도 알았기 때문에 이번 검토(검증)에 이르기까지의 경위나 검토 결과를 냉정하게 봐주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관방 부(副)장관도 기자회견에서 “(고노담화) 검토 결과는 의회의 요구에 따라 국내적으로 의문이 있었던 (작성) 경과 등을 지식인의 힘을 빌려 조사한 것”이라며 “고노담화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지금까지 변함이 없으며, 한국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일 방송된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을 ‘담화 훼손 시도’로 규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중 양국 정상이 역사 문제에서 연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양국에 일본의 역사 문제는 공통의 관심이다. 두 정상이 이야기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한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지난 1일 발언을 전하며 역사 문제가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NHK는 “시 주석이 한국과 역사 인식에 관한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이 중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두 정상이 역사 인식에 관해 어떤 자세를 보여줄지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중국이 한국의 요청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것이라고 중국 공산당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