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상품무역 결제 비중이 최근 3년새 5배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중 정상회담 합의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한국이 ‘위안화 허브(hub)’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관련 금융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위안화 허브 추진이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을 계기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한·중 양국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3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위안화 국제화 추세와 맞물려 세계 각국이 위안화 금융 거래를 유치하기 위한 위안화 허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안화 허브는 무역 결제를 위한 위안화 거래와 함께 위안화 관련 예금, 채권 발행, 파생상품,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지역을 말한다.

특히 한국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설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통해 위안화 허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국으로서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상당한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직거래 시장에서는 달러로 각 통화를 바꾸는 과정 없이 바로 원화와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3∼5%의 거래비용 절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까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직거래 시장 개설을 기반으로 위안화 관련 각종 금융상품 거래가 활발해지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거래비용 감소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위안화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한 직거래 시장이 성과를 거둔다면 위안화 허브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으로 위안화의 위상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하면서 위안화가 무역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는 2013년 4조6000억 위안(약 8000억 달러)으로 2010년(5000억 위안) 대비 9배로 증가했다. 상품무역에서는 2010년 4000억 위안에서 2013년 3조 위안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상품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2%에서 2013년 11.7%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통화 중 위안화 무역금융은 2012년 4위에서 2013년 2위로 올라섰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