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총 30시간을 조금 웃도는 빡빡한 체류 일정 속에서도 국내 주요 인사 및 국민들과의 스킨십과 직접 소통을 통해 접촉면을 늘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만이 아니다. 정의화 국회의장, 정홍원 국무총리 등 입법·행정부 수장, 대기업 총수 등 재계 인사들과도 만날 뿐 아니라 서울대 강연 등을 통해 ‘한국 국민들과의 직접 소통’도 시도한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심신지려(心信之旅·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중국을 국빈방문했던 것처럼 시 주석도 ‘한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외교’를 통해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꾀하는 셈이다.

시 주석의 방한 일정에서 핵심은 3일 오후 열리는 박 대통령과의 단독·확대 정상회담이지만 시 주석은 4일로 예정된 한·중 고위급 교류 및 전략적 소통, 일반 국민과의 소통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시 주석은 4일 오전 정 의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서울대 강연, 박 대통령과의 특별오찬,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 참석, 정 총리와의 만남 순으로 숨가쁘게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한국의 입법·행정부 수장 및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을 숨가쁘게 만나면서 한국과 중국의 ‘동화’를 위해 진력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부총리급 3명과 장관급 4명 등이 포함된 시 주석의 수행단, 200여 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 등도 한국의 지도급 인사들 및 협력 파트너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한국 국민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얻기 위한 ‘공공외교’, ‘소프트파워 외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전에 방한했던 중국 국가주석들이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했던 것과 달리 시 주석이 서울대를 강연 장소로 택한 것은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한다. 중국의 국보인 ‘판다’를 임대 형식으로 한국 측에 선물한 것 역시 한국 국민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것이다.

‘공공외교’, ‘소프트파워 외교’에서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펑 여사는 3일 오후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고궁 관람과 김치 담그기 등 한국 전통문화 체험 일정을 따로 갖는다. ‘시 주석보다 더 유명하다’는 말을 낳을 정도의 중국 국민가수 출신 유명 인사인 펑 여사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펑 여사의 의전을 전담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