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되면서 지난해 옛 국토해양부에서 분리돼 5년 만에 독립 부처로 부활한 해양수산부가 ‘무능력한 뒷북부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이익단체와 유착돼 국민의 안전은 등한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 부패한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상징처럼 각인되면서 ‘조직해체’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해수부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 한 달동안 사고 수습 과정에서 해수부가 보여준 위기 상황 대응능력은 낙제점 수준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수부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16일부터 제대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고 발생 직후 신속히 상황실을 꾸린 것은 좋았으나, 곧바로 안전행정부에 지휘권을 넘겨주면서 주무부처이면서도 사고수습을 주도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사고수습을 진두지휘하는 해양경찰을 휘하에 두고 있지만 해경을 제대로 지휘감독하지 못하면서 초기 대응에도 실패했다.

해수부는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정보와 사망자 숫자 혼동으로 초기대응이 엉망이 됐으면서도 해경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 독립외청이면서 수사권을 갖고 있는 해경을 적극 지휘하지 못한 것이다. 해경과는 해상교통관제센터 선박통항정보서비스(VTS) 관할권을 두고도 혼선을 빚었다. 해상교통관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정황이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나면서 ‘관제-운항관리-항행통제-사고수습’ 등 전 과정에서 미숙함을 보였다.

이후 사고 대응에서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대형사고가 발생한 뒤에 여객선에 대한 탑승 검사를 강화하고, 운항점검도 대폭 강화했지만 모두 ‘뒷북 대책’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한국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 등 여객선 안전 및 운항관리를 맡고 있는 이익단체들과의 유착으로 ‘관피아’ ‘해피아’(해수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졸지에 부패 관료의 표상이 돼 버렸다. 해수부 전직 관료들이 이들 이익단체 기관장이나 주요 핵심 보직을 차지하면서 유착관계가 형성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실제 검찰 수사에서도 한국선급이 해수부 직원들에게 백화점 상품권 등을 제공한 혐의가 포착되기도 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